가을이 되니,
왠지 주변에 솔로를 탈출하여 커플이 된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우리 과에서 무려 솔로부대의 대장을 자칭했던(그리고 타칭됐던)
친구가 방학 동안 솔로를 탈출하여 커플이 되었고,
눈이 높아서 만나는 여자는 많아도 여자친구는 없던 친구도
훈련소 가기 전에 연락했던 사람이랑 소개팅을 해서 커플이 되었다.
그리고 오늘...이 아니고 어제구나.
우리 과에서 꽤 인기있는(그리고 나와 꽤 친하기도 한)
하지만 여성과의 교제는 별로 할 수 있으리라 기대되지 않던
모 군이 '미안ㅋ'라는 문자를 보냈다.(우리 과 안에서 통하는 은어 비슷한 개념이다)
그리고 그 친구가 여자친구가 생겼다는 말을 전해듣게 되었다.
뭐, 축하할 만한 일이다.
항상 여친 없다고 징징대던(그리고 솔로를 예찬하던) 친구가
커플이 되었으니(그리고 이젠 커플천국 솔로지옥을 외치니).
이쯤 되니 나의 경우엔 어떤가, 하는 마음이 생긴다.
주변 사람들이 다들 여자친구가 생기는 것을 보면서,
왜 나는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물론 되지 않는 이유는 엄청나게 많이 댈 수 있다.
공대생이라 여자를 만날 기회가 없다던가,
외관상으로 일단 마이너스 요인이 많다던가,
소심해서 먼저 말을 거는 것이 서툴다던가,
기타 등등.
하지만 저 요인들은 정말로 부차적인 것이다.
저런 조건을 가지고도 여자친구/남자친구를 만드는 사람은
수도 없이 많다.
그럼 난 왜 안 되나.
기본적인 마인드에서부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난 모든 여성들에게 똑같은 호감을 가지고, 똑같이 대한다.
(아, 물론 예외는 존재한다)
똑같이 친절하게 대하려고 하는 편이고, 똑같이 잘해주려고 한다.
(그것이 상대방에게 전해질 지는 의문이다)
물론 내가 많은 여성들을 만나본 것은 아니니까 이 예시는
바로 뒤집어질 가능성도 있지만, 적어도 지금은 그래왔다.
심지어 예전에 여친이 있었을 시절에 여친에게도
다른 여자들과 별반 다를 바 없이 대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여친에게도 다른 여자에게 느끼는 호감 이상의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전 여친에겐 매우 미안하지만)
뭐 한마디로 말해서, 진정으로 좋아하는 여자가, 지금 현재까지는 없다는 말이다.
(20년 넘게 살아오면서 꽤 많은 여자를 보았지만)
내가 정말로 좋아할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날 지,
그것조차도 나는 확신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는.
이 틀려먹은 마인드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된다.
사족이지만, 난 사람을 대하는게 정말, 정말, 정말로 서투르다.
서투른 정도가 아니라 아예 사람 대하는 법을 모르는 것 아닐까.
어떻게 사람을 대해야 할 지 모르겠다.
이러다가 내 주위에 사람들은 모두 나에게서 멀어지고
나 혼자 남을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것은 이미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