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초순부터 얘기가 진행된 과방 리모델링이 3월 7일에 테이프를 끊을 예정으로, 곧 끝나게 된다.
무려 4개월 동안 이야기를 해 왔던 것이니 꽤 오랫동안 얘기를 해 온 셈인데, 이런 식의 협상(?)은 처음이라
내가 회장을 하고 있는 동아리, UPnL의 의사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것 같아 많이 아쉽다. 협상 기술도
배워야 하는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외에도...
1. 여러 번에 걸쳐 협상이 진행될 경우에는 반드시 전의 협상 결과를 문서화해 두고, 저번 회의에서 하자고
결정된 것을 함부로 번복하지 말자.
리모델링 협상을 진행하면서 학부장님이 강조하셨던 것 중 하나가 동아리방 벽을 움직일 수 있게 하여 다른 동아리가
들어올 경우 동아리방을 쉽게 편성할 수 있고, 동아리의 활동 정도에 따라서 공간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었다.
동아리장들은 활용 가능 공간이 줄어드는 이 안에 대해 반대했지만 워낙 학부장님 의견이 강경하시다보니 결국 합의를
본 것이 동아리 연합체를 신설하여 신생 동아리가 동아리방을 얻고자 할 경우 연합체의 협의를 통해
리모델링을 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면 신생 동아리가 들어올 때만 리모델링을 하면 되고, 기존의 동아리는
움직일 수 있는 벽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종적으로 만들어진 리모델링 안은 그런거 없다[...] 유리벽으로 만들어서 그런 게 전부 소용없게 되었다.
이럴 거면 뭐하러 그렇게 강하게 의견을 개진하셨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2. 일을 진행할 때는 좀 알아보고 하자.
제목이 좀 이상하긴 하지만[...] 정말 알아보고 하자 제발. 리모델링을 명목으로 UPnL, Guardian, Waffle Studio의
동아리방을 없앤 것이 12월 17일이다. 즉, 그 이후 이 세 동아리는 동아리방이 없었다는 말이다. UPnL은 서버를 Bacchus
방에 두었기 때문에 그로 인해 바쿠스 회원들도 동아리방을 이용하는데 불편이 따랐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렇게 빨리
동아리방을 없애는 것에 합의를 본 것은 새로운 동아리방이 빠르게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리모델링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완전히 논의하고 합의가 되지 않은 시점에서 진행하다보니 문제가 생겼다.
리모델링 회의가 길어지고 공사를 시작하려고 하니 공대측에서 제동을 걸어 입찰식으로 하여 공사 업체를 선정하도록
하였으며, 선정된 공사 업체는 우리가 개강 전까지 공사를 끝내야 한다는 약점이 있는 것을 알고[...] 보수에 대한 협상을
일부러 길게 끌어 기존의 비용보다 2천만원이나 더 들였다고 한다. 결국 동아리방은 이번 방학 내내 사용하지 못했다.
3. 공지는 제발 빨리 하자.
늦어도 공지는 해당 날짜의 사흘 전에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회의를 모으는데 당일에 문자 보내서 오라고 하는 것은
다반사였고, 최근에는 동아리 로고를 ai파일로 만들어서 달라는 전화를 마감 5시간 전에 받았다[...] 게다가 기존에
공지했던 내용을 이리저리 바꾸는 것도 비일비재하다. 동아리방 짐을 처음엔 3월 6일에 옮긴다고 했다가 3월 5일에
옮긴다고 바꾸고 다시 3월 6일로 옮기는 등, 막장도 보통 막장이 아니다. 근데 생각해보니 나도 비슷하게 하는 것 같다.
...죄송합니다[...]
4. 사람 말은 듣자.
교수님들이랑 대화하면서, 교수님들이 내 말을 듣는 척 하면서 참 듣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비단
내 의견만은 아닐 것이다. 실제로 동아리장들의 의견이 받아들여진건 거의, 내 기억으론 하나도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일단 리모델링부터 우리는 반대하고 있었다... 리모델링부터, 침대도 없애야 했고, 일방적으로 동아리방도
없어졌고, 우리가 낸 리모델링 안은 하나도 채택되지 못했고, 동아리를 기업이 후원하는 것에 대해
교육적이니 비교육적이니 하는 드립이나 듣고 있어야 하고... 벽 보고 얘기하는 느낌이다. 아니, 벽은 차라리 낫지.
벽은 말로 날 기분나쁘게 만들진 않으니까.
5. 협상은 준비가 필수다.
리모델링에 관련해 학부장님이 동아리장들을 모은 것은 매우 갑작스러워서, 그때는 준비하고 자시고를 할 틈이 없었다.
그런데 그 후에도 얘기를 몇 번 할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동아리장들이 아무 준비 없이 간 것은 잘못이었다.
결과적으로는 동아리방에 매우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왔으니... 그런데 준비하려고 했어도 별로 달라지는 건 없었을 것
같다. 4번에서 얘기했다시피, 교수님이랑 얘기하는건 전혀 의미가 없는 일이었으니... 이런 대화를 하기 전에 우선
무엇에 대해 얘기할 건지 공지를 하고, 그 주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준비하는 게 필요하다.
그 외에도 느낀 점은 매우 많다. 그리고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당연하고 당연히 해야 할 것들이, 실제로 지키기 힘들고
지켜지지도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았고, 보았고, 들었다. 더러운 현실[...]
